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제 기업에서도 AI를 업무에 적용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사내 문서를 검색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질문에 답하는 AI 에이전트까지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죠. 그런데 AI를 실제 기업 업무에 적용하면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생깁니다. AI는 우리 회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같은 ‘고객’이라는 단어도 영업팀과 재무팀에서 의미가 다를 수 있고 같은 설비를 부서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 문서, 이메일, 도면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AI가 기업의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많이 학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고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최근 AI 업계에서 다시 온톨로지(Ontology)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온톨로지란 무엇인가
온톨로지를 쉽게 설명하면 데이터의 의미와 관계를 정의한 지식의 지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관점에서는 회사 곳곳에 흩어진 데이터와 문서를 표준 용어와 규칙으로 정의하고 각각의 정보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연결해 시스템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지식 체계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장을 생각해보겠습니다. 공장에는 설비가 있고 설비마다 공정이 있습니다. 각 공정에서는 센서 데이터가 생성되고 장애가 발생하면 정비 이력과 운영 기록이 남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이 정보들이 서로 다른 테이블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온톨로지는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설비 A는 공정 B에 속한다.’
‘공정 B의 품질은 센서 C의 값과 관련이 있다.’
‘센서 C의 이상은 설비 A의 장애와 연결될 수 있다.’
이처럼 각각의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고 관계를 정의합니다. 그래서 AI는 단순히 특정 데이터를 찾는 것을 넘어 여러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따라가며 문제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데이터베이스와 온톨로지는 무엇이 다를까
데이터베이스가 정보를 저장하는 공간이라면 온톨로지는 그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베이스에 다음과 같은 정보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설비번호: A100
공정번호: P20
온도: 95℃
사람이라면 이 숫자가 어떤 의미인지 주변 맥락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제대로 판단하려면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합니다. A100이 어떤 설비인지, P20과 어떤 관계인지, 정상 온도 범위는 얼마인지, 온도가 높아졌을 때 다른 공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온톨로지는 바로 이런 객체, 관계, 지표, 용어, 비즈니스 규칙을 정의합니다. 이 구조가 만들어지면 AI는 단순한 숫자의 집합이 아니라 기업이 실제로 일하는 방식과 의미 체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온톨로지와 지식 그래프는 어떻게 다를까
온톨로지를 이야기할 때 함께 등장하는 개념이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입니다. 두 개념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역할은 다릅니다. 온톨로지가 무엇이 존재하고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를 정의하는 설계도라면, 지식 그래프는 그 설계도에 따라 실제 데이터를 연결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온톨로지에서 설비 → 공정 → 제품 이라는 관계를 정의했다면, 지식 그래프에서는 설비 A → 공정 B → 제품 C 처럼 실제 기업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데이터를 관계 중심으로 연결하면 복잡하게 얽힌 기업 데이터도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볼 수 있습니다. 온톨로지가 기업의 ‘언어와 규칙’을 정의한다면 지식 그래프는 그 정의를 실제 데이터에 적용해 기업의 지식을 연결된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생성형 AI 시대에 온톨로지가 주목받는 이유
온톨로지는 최근 생겨난 기술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온톨로지를 활용해 지식을 구조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구축 과정이 복잡했습니다. OWL이나 RDF와 같은 엄밀한 논리 구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전문가가 필요했고 도메인 전문가와 온톨로지 엔지니어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비용도 컸습니다.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다 보니 실제 기업에서 투자 대비 효과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LLM을 활용하면 문서를 분석하거나 용어를 추출하고 관계를 모델링하는 과정을 보조할 수 있습니다. 과거처럼 모든 관계를 사람이 처음부터 수작업으로 정의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동시에 생성형 AI가 가진 환각(Hallucination) 문제는 온톨로지가 다시 필요한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 업무에서는 그럴듯한 답보다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답이 중요합니다. 특히 숫자 하나, 설비 하나의 판단이 실제 업무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에서는 AI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답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생성형 AI의 발전은 온톨로지 구축을 더 쉽게 만드는 동시에 AI가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의 지식 구조를 만드는 일의 중요성도 높이고 있습니다.
RAG만으로는 왜 부족할까?
기업이 생성형 AI에 내부 정보를 연결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입니다. 사용자의 질문과 관련된 문서를 검색한 뒤 해당 내용을 LLM에 전달하고 답을 생성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문서 검색이나 일반적인 질의응답에서는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숫자나 관계가 중요한 기업 업무에서는 한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기업 내부 데이터가 부서별 시스템에 파편화되어 있거나 서로 다른 데이터 사이의 관계가 정의되어 있지 않다면 관련 문서를 찾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설비 A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공정과 제품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설비 A에 관한 문서를 찾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설비와 공정, 센서, 제품 사이에 어떤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함께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단순히 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것을 넘어 RAG에 지식 그래프와 온톨로지를 결합하는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검색된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서로 어떤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지까지 AI가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온톨로지가 바꾸는 기업 AI
온톨로지가 구축되면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AI가 기업의 언어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지난달 생산량이 줄어든 원인을 찾아줘”라고 질문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단순 검색 시스템은 ‘생산량’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문서를 찾아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온톨로지가 구축되어 있다면 생산량과 연결된 설비, 공정, 원자재, 품질, 장애 이력 등의 데이터를 함께 탐색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질문도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어떤 설비의 변화가 생산량에 영향을 주었는가?
설비를 변경하면 다른 공정에는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가?
같은 문제가 과거에도 발생했는가?
단순히 정보를 찾는 검색에서 데이터 간 관계를 분석하고, 나아가 추론(Reasoning)하는 방향으로 AI의 활용 범위가 확장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 체계는 AI 에이전트가 늘어날수록 더욱 중요해집니다. 앞으로 영업, 재무, 생산관리, 설비관리 등 업무별 AI 에이전트가 많아지더라도 각각의 에이전트가 같은 용어를 다르게 이해하거나 서로 다른 데이터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기업 전체의 의사결정은 일관되기 어렵습니다. 에이전트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먼저 AI가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의 의미 체계를 만드는 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물론 기업에는 한 가지 형태의 데이터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RDB 테이블이나 CSV처럼 구조가 명확한 정형 데이터도 있지만 PDF 문서, 이메일, 회의 녹취, 이미지, 영상, 산업 도면처럼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비정형 데이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데이터를 한 가지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설비 조작 이력은 데이터베이스 쿼리가 적합할 수 있고, 센서 데이터는 시계열 분석이 필요합니다. 운영일지나 정비 문서는 자연어 처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데이터에 적합한 방식으로 처리한 뒤 하나의 온톨로지 위에서 의미와 관계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기업의 데이터가 구조화되고 연결되면 AI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보를 검색하고 요약하는 것을 넘어 여러 데이터의 관계를 분석하고, 조건의 변화에 따른 결과를 예측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단계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인포시즈는 기업의 지식을 온톨로지로 연결합니다
온톨로지를 복잡한 데이터 기술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목적은 명확합니다. 사람은 알고 있지만 시스템은 알지 못했던 기업의 지식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기업에는 이미 많은 데이터와 노하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지식이 문서와 데이터베이스, 사람의 경험 속에 흩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인포시즈는 제조·플랜트·금융·공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이러한 기업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온톨로지와 지식 그래프를 기반으로 서로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핵심 제품인 Axiom은 기업의 정형·비정형 데이터와 지식을 온톨로지 기반으로 연결해 AI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합니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단순히 한곳에 모으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관계를 갖는지까지 구조화하는 것입니다.
인포시즈가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것도 단순히 질문에 잘 답하는 AI가 아닙니다. 기업 안에 흩어져 있는 지식의 의미와 관계를 연결하고, 그 위에서 AI가 더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생성형 AI가 더 많은 기업의 업무로 들어갈수록 중요한 질문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어떤 AI 모델을 사용할 것인가?”에서
“우리 기업의 지식을 AI가 어떻게 이해하게 만들 것인가?”로 말입니다.
온톨로지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 기술 중 하나입니다.